복학을 앞두고 태백으로 떠났던 정현은 친구 호수의 전화를 받고 서울로 돌아온다. 정현은 호수네 목욕탕 청소를 도우며, 왜 태백에 갔냐는 호수의 물음에 대답한다. 청소를 끝낸 두 사람 사이에 정답 없는 대화와 물이 흐른다. 두 사람도 흐르고 있다.
한국과 태국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다큐멘터리를 의뢰받은 나는 한국 최초의 태국 이주자인 영화감독 이경손의 흔적을 추적한다. 이경손의 딸 무티타 플레쳐(이려)와 서신을 주고받는 가운데 현재에 남은 이경손의 흔적들을 재현한다. 잊힌 영화감독, 격변하는 시대의 난민이었던 이경손을 향한 기억들을 영화적으로 되새겨보는 것으로 역사적 기억과 사적 기억에 대해 질문한다.
2011년 5월, 사진가 김영수 선생이 세상을 떠났다.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겪으며 살아 온 그의 마지막 길은 외롭고 쓸쓸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작업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그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진을 통해 하려고 했던 이야기는 과연 무엇이었을까?